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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실내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미주신경성 실신'…전조증상과 대처법은?


겨울철에는 두꺼운 옷차림과 난방 기기 사용으로 실내 공기가 답답해지기 쉽다. 이처럼 밀폐된 공간에 오래 머물거나 실내외 온도 차가 큰 환경에 노출될 경우,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의식을 잃는 '미주신경성 실신'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1,000명 중 20명은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되지만, 실신이 반복되거나 가슴 통증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될 경우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미주신경성 실신은 왜 발생하는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치료와 예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미주신경성 실신,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발생하는 '자율신경계 이상'
우리 몸은 과도한 긴장 상태에 있거나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액이 다리 쪽으로 쏠리게 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자율신경계가 심박수와 혈관 긴장도를 조절해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한다.

그러나 특정 상황에서는 심장 내 혈압과 혈액량 조절에 관여하는 기계 수용체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주삿바늘 노출 같은 공포나 통증에 의한 감정적 스트레스, 오랜 시간 서 있거나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로 인한 기립성 자극, 밀폐된 공간, 탈수, 극단적인 식이 제한으로 인한 저혈당 상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미주신경성 실신이 발생한다. 인체의 10번째 뇌신경인 '미주신경'은 이완 신호를 보내는 부교감 신경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 신경이 과도하게 자극되면 실제로는 심장에 혈액이 부족함에도 마치 과도하게 차 있는 것처럼 뇌에 잘못된 신호가 전달된다. 이로 인해 심박수는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의식을 잃게 된다.

신경과 전문의 박종원 원장(아나파신경과의원)은 "미주신경성 실신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자주 발생한다"며 "이는 여성의 다리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심장이나 뇌로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전조증상 느껴지면 즉시 누워 '뇌 혈류' 확보해야
미주신경성 실신이 발생하기 전에는 다양한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시야가 흐려지고, 귀가 먹먹해지며, 속이 메스꺼우면서, 식은땀이 나고 피부가 창백해지는 등의 자율신경 이상에 해당되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전조증상 이후 의식 소실이 발생하며 쓰러지게 된다.

실신 중에는 수 초에서 수 분의 짧은 의식 소실과 함께 경련성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실신 후에는 대부분 빠르게 회복되지만, 일시적인 혼란과 피로감이 동반될 수 있다.

박종원 원장은 "미주신경성 실신을 경험해 본 사람이 전조증상을 느낀다면 바로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좋다"며 "만약 협소한 공간이나 지하철 등에서 전조증상을 느낄 경우에는 쪼그려 앉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머리를 낮추고 다리를 올려주는 자세를 취해 뇌 혈류량을 늘리는 것이다. 다만, 주변에서 실신한 사람의 정신을 차리게 한다는 이유로 물을 입에 흘려 넣는 행동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자연 회복되지만…반복 시 '생활 습관 교정'으로 예방 가능
미주 신경성 실신은 대부분 특별한 질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드물게 심장이나 뇌 질환의 증상으로 실신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실신을 처음 경험했거나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심전도 및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실신 후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의식을 되찾으며 회복된다. 다만, 반복되는 실신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부상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박종원 원장은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반응을 조절하는 부신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며 "부신 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에게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 치료를 시행하면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고, 이로 인해 실신 빈도가 감소한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주 신경성 실신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경우에는 부신피질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해, 부족할 경우 보충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복해서 발생하는 실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하루 2~3L의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고혈압이 없는 경우에는 적절한 소금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몸을 너무 조이는 옷은 최대한 피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압박스타킹 착용을 권장한다.